찬물을 마셔도 되나요?(1)
찬물을 마셔도 되나요?(1)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7.30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성진 한의학박사 

여름이 되면 종종 받는 질문이다. 평소 “밥을 보약처럼 먹을 수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사상체질 진단으로 편한 음식, 권장 음식을 조언해드리다 보니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먹고 싶은데 참고 있는 개인적인 선호 음식들의 식용 가부까지 결정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는데 그중에 단골 메뉴가 냉수, ‘찬물’이다. 

일단 ‘찬물을 마시라, 말라’는 논쟁은 너무 보잘것없어서인지 전문 의료인들은 노코멘트가 대부분이다. 주로 대체의학을 하는 비의료인들이 ‘찬물이 몸에 안 좋다’ 주장하는데 이마저도 댓글로 근거를 대라는 공격에 쉽게 논란이 되다 보니 관전하는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누구 하나 딱 부러진 말을 해주는 권위자가 없게 되는 형국이다. 생각보다 대다수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말해봐야 본전도 못 찾을 문제였던 찬물에 대해서 오늘 답을 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찬물을 드셔도 됩니다. 다만 더울 때 열을 식힐 수 있도록 조금씩 천천히 드세요” “찬물이 무슨 죄가 있나요? 그걸 과용하는 사람이 잘못이지요.”라고 우리 한의원에서는 진료하고 있다. 

한의사를 이용하여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는 양의학과는 다르게 한의학에는 정상상태에 대한 좀 더 섬세한 인체 관이 있기 때문이다. 

가설 후 실험 검증이라는 과학적 객관화가 아니어도, 직관으로 주장되었지만 당대의 수많은 지식인들에 의해 검증되는 방식으로 공인된 지식들이 책으로 엮여 내려온 것이 인류의 누적된 지혜이자 역사다. 

그중 오늘날에 와서 더러 수정되는 것들도 있지만 지금보다도 꽤나 섬세하고 감탄해 마지않는 시선과 지혜들이 있다. 마치 수만 광년 떨어진 우주를 보는 망원경이 있는 시대에도 인간의 시력에 있어서는 망원경을 만든 과학자보다 초원의 유목민이 월등히 우월한 것처럼 말이다.

그중 ‘찬물’처럼 온도와 관련되는 개념으로 ‘상열하한’이란 개념이 있다. 원래 자연 상태는 차가운 것이 내려가고 뜨거운 에너지가 올라가는 ‘상열하한’이 기본상태인데 인체가 건강할수록 자연과 정반대의 온도 상태를 유지한다. 아랫배에서 발까지는 따뜻하고 머리는 뜨겁지 않게 유지하는 ‘상한하열’ 상태가 그것이다. 건강할수록 자연과 정반대 상태가 되는 셈인데 이럴 때의 장점은 신체 순환의 효율이 높아진다. <계속>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