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혹독한 계절, 가을
피부에 혹독한 계절, 가을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9.2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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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KBII 한국뷰티산업연구소 수석연구원)

가을철 기온의 특징은 한낮에는 여름철 기온과 같이 뜨겁고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심한 일교차는 우리 피부의 피지선과 한선의 기능을 약화시켜 땀과 피지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가을철에 부는 싸늘하고 건조한 바람은 피부의 수분을 많이 빼앗을 수 있는데 이로 인하여 피부는 거칠어지게 되고 쌀겨처럼 비늘이 일어나며 심하면 살이 틀 수도 있다. 환절기 때는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게 되는데 이때 많은 사람들은 수면 조절이 잘 안되어 매우 심신이 피로하게 된다. 이것 또한 피부에 많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름 내내 노출되었던 자외선에 대한 악영향이 남아 있어서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검어지고 기미, 주근깨, 그리고 잡티 등의 색소성 질환도 악화되며, 한선과 피지선의 활동이 약화되어 여드름도 잘 생긴다. 여름철 휴가나 직장내 스트레스로 인한 몸과 마음의 피로는 피부의 저항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하고 우리 몸의 신진 대사도 약화시킬 수 있는데 이로 인하여 피부는 더욱 더 거칠게 되고 머리에 비듬도 많아진다. 머리카락 또한 자외선의 영향에 의해 윤기가 사라지고 탈색되며 머리 끝이 갈라지거나 탈모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마디로, 환절기 피부는 여름철의 열악한 환경 조건에 혹사당한 피부가 가을철에 후유증을 앓는다고 할 수 있다.

가을볕은 외출을 하기에도, 등산을 하기에도 좋다. 특히, 여름내 만났던 강한 볕과는 다르게 가을볕은 피부에 좋다는 속설이 있다. 가을은 맑은 날이 많고 비가 적어 외출하기에 좋지만, 습도와 일사량이 다르다. 습도가 높으면 햇빛이 지표에 도달하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당 일사량차가 크지 않아도 사람들은 가을을 더 쾌적하게 느끼게 된다. 

햇볕이 인체에 중요한 이유는 햇볕을 통해 자외선이 피부에 자극을 주면 신체 내에서 비타민 D 합성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비타민 D는 각종 생리적 기능 유지에 매우 중요하며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과 낙상, 고관절 골절 발생률이 증가하게 되며, 각종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발생률도 함께 높아진다. 사실 햇빛을 노출되는 것은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햇빛을 쬐지 않을 경우, 어느 특정 계절에만 몸이 나른하거나 쉽게 지치고 기분이 저하되는 등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감정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과 남성에게 있어 기미는 전체적인 인상을 지저분하고 칙칙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으로 심할 경우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얼굴에 찌든 때 얼룩처럼 기미가 하나 둘씩 생기면서 주변에 깨끗한 피부를 갖은 사람과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기미, 잡티는 표피에 멜라닌 색소가 과다하게 침착돼 피부가 검게 되는 것으로, 주로 30대 이후 여성에게 자주 발생한다. 주요 원인은 자외선이며 임신, 유전, 여성호르몬, 스트레스 등 이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주로 양쪽 눈 밑이나, 광대뼈주위, 볼, 이마, 턱, 코, 윗입술에 잘 나타나고 나이들수록 더 짙어진다. 

여성이 임신을 하면 멜라닌 자극 호르몬이 평상시 대비 100배 이상 증가해 색소를 쉽게 형성하기 때문에 기미도 쉽게 생기고, 출산 후에도 기미가 피부에 고착화되는 경우가 많다. 기미, 잡티는 일단 생기면 잘 없어지지 않는데다 단시간 내 해결하기가 힘들다. 기미는 방치하면 깊어지고, 치료도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예방 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미의 가장 중요한 악화 요인은 자외선이기 때문에 노출 부위 어디에나 기미는 생길 수 있다. 단지 얼굴이 햇빛을 많이 받는 부위이기 때문에 얼굴에 기미가 가장 많이 생긴다. 하지만 목이나 팔에도 기미는 생길 수 있다. 얼굴 중에서도 보다 햇빛을 많이 받는 부위에 기미가 주로 생기기 때문에 눈 밑은 정상이나 광대뼈 부분부터 기미가 나타나 마치 안경을 낀 것 같은 기미를 흔히 볼 수 있다. 운전하는 사람인 경우 차창을 통해 햇빛을 더욱 많이 받는 왼쪽 뺨에 기미가 더 진하게 끼기도 한다.

특히 남성들의 기미 발생이 자외선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선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성들의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도 많은데, 자외선차단제 역시 기초화장의 일종이라 생각하고 반드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미가 항상 레이저에 잘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진해지는 경우도 있다. 현재는 낮은 출력을 사용하는 레이저로 기미가 악화되지 않도록 약하게 여러 번 치료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가을철 피부관리를 위해서는 ‘보습’이 우선이다. 몸에 닿은 물은 물기가 마를 때 피부 속 수분을 끌어들여 함께 증발한다. 이는 입술에 침을 바르면 더욱 입술이 건조해지는 이유와도 같다. 세안 후 얼굴에 남은 물기는 수건으로 바로 닦지 말고 손바닥으로 톡톡 두드리며 말리면 좋다. 화장 솜에 스킨을 흠뻑 묻혀 얼굴에 2-3분정도 올려 수분을 넉넉히 공급한 후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면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다. 

충분한 수분섭취, 1일 7잔 이상의 물을 마시고, 영양소가 많은 채소나 과일을 섭취하면 보다 건강한 피부로 가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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