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면 잘 큰다
잘 자면 잘 큰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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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현 ㈔성장학회 회장·대덕대 교수

잠 또는 수면은 동물이 일정 시간 동안 몸과 마음의 활동을 쉬면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정의되며, 감각기관이 상대적으로 활동을 중단하여 거의 모든 수의근(의지로 수축시킬 수 있는 근육)의 움직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수면 중에는 동화상태(anabolism)가 고조되며 성장과 면역, 신경, 뼈, 근육 계통의 회복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대부분 성장 및 뼈와 조직의 회복은 깊은 수면 중에 일어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아이들의 수면 환경은 어떠한지 체크해 보는 것은 키 성장에 관심이 많은 부모의 입장이라면 매우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면 환경의 몇 가지는 이러하다. 잠잘 때의 온도를 체크해 보는 것이다. 덥고 꽉 막힌 공간보다는 시원한(15~21도) 곳에서 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히터를 틀기보다는 담요와 이불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목 건조와 같은 사소한 일도 숙면을 방해할 수 있으니 가습기를 활용한 실내 공기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요즘은 적당한 소음이 집중력의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여 MZ세대들은 가까운 카페에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하지만 잠 잘 때의 소음은 수면을 교란시켜서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아무래도 수면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베개의 높이도 중요하다. 고침단명(高枕短命)이라는 말은 “젊은 나이에 벼슬이 높아지면 화가 미친다”는 뜻으로 사용된 사자성어이지만, 베개를 높이 베면 목숨이 짧다는 뜻으로 그대로 해석되어 높은 베개는 건강에 좋지 못하다라는 말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사실 우리나라 베개의 높이는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의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높이는 6~8㎝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어린아이는 3㎝ 내외, 초·중학생은 4~5㎝가 좋다. 이 높이가 목 부위의 가장 자연스러운 자세가 되고 자연스러운 목의 곡선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베개는 약간 낮으면서도 부드럽고 평평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이렇게 되면 머리와 목의 자유로운 운동을 도울 수 있고 동시에 그 위에서 목덜미를 늘릴 수도 있는 것이다. 뒤통수에 베개를 베면 경추 부위가 구부정하게 되므로 목덜미에 베개를 고정하도록 하자.

반듯이 누워서 자는 것이 척추에 무리를 가장 적게 주지만, 부득이하게 옆으로 잘 경우에는 머리, 목 척추가 일직선이 될 수 있도록 베개를 좀 더 높게 조정하여야 한다.

잘 때 베개를 두 개를 준비해서 옆으로 잘 경우 두 개를 겹쳐서 베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행가서 호텔에 투숙하게 되면 베개가 두 개인 경우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맘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엎드려 자는 것보다는 누워 자는 것이 더 좋다. 엎드리면 머리와 목이 젖혀져 목에 무리를 주게 되고 배가 눌려져서 허리에 나쁜 영향을 준다. 또 엄지발가락 끝이 눌려 통증이 생기고 남자의 경우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고 여자아이의 경우 가슴을 압박하여 폐가 눌리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소재 또한 중요한데 좋은 베갯속은 땀을 잘 흡수하고 바람이 통하며, 부드러운 것이 좋다. 사람은 생리적으로 20~30분마다 뒤척이게 되는데 베개가 딱딱하면 이 또한 힘들어지게 된다. 

이처럼 몇 가지의 체크만으로 안락한 수면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아이들의 건강과 키 성장에 크게 한몫할 것이 자명하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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